•   강원도 원주시에는 교육공동체로 유명한 마을이 있습니다. 바로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입니다. 교육 분야의 협동조합과 단체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서곡생태마을’에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교육으로 똘똘 뭉쳐있습니다.

      이는 오랜 시간과 노력의 결과이며, 이 과정 속에 필두로 공동체 활동을 이끌어 온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사단법인 서곡생태마을 문병선 이사님이 그 주인공인데요, 교육공동체로 마을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이라 말하며 각자의 장점을 살려 마을 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서곡생태마을이 활성화 되고 주민들이 마을에서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그 이유! 아래 인터뷰를 통해 함께 알아볼까요?





    Q1. 사단법인 서곡생태마을을 설립하게 된 배경과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2006년에 공동육아를 목적으로 아이를 가진 젊은 부부들이 마을로 이주하였습니다. 마을 내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생기고 자녀가 있는 가족들의 유입이 점점 증가하게 되었죠. 이주민들이 점점 늘면서 마을이 시끌벅적해졌고 생기를 띄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원주민과 이주민들 사이에 조금씩 갈등이 생기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마을 내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아이들과 부모를 위한 ‘교육 네트워크’를 구축하였고, 본래 거주하고 있던 어르신들의 욕구도 실현시킬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 <서곡생태마을>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Q2. 농촌지역의 활성화를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마을의 활성화 방안 중 특히 ‘지역공동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첫 번째 계기는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지역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부모가 마을에서 인정받아야 아이들도 인정받는다는 생각에, 이주한 부모와 아이들 모두가 마을의 주인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해서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지역공동체’에 관심이 갔습니다. 두 번째는 이주민과 마을의 어르신들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던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2008년쯤 마을발전을 위해 마을자원조사를 진행했었는데, 그때 어르신들의 소득이 너무 낮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노인이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일자리나 다양한 사회활동을 지원하고자 ‘지역공동체’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용수골 작은음악회> 마을행사 모습 ©(사)서곡생태마을



    Q3.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는 ‘교육공동체’로 유명한 마을이라고 들었습니다. 마을 전체가 교육공동체로 묶일 수 있었던 과정은 무엇인지, 어떤 활동들을 진행하였는지 궁금합니다.

      서곡마을이 ‘교육공동체’로 유명해진 이유는 마을 내 여러 교육공동체 간 유기적인 연대와 협력체계가 구축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서곡리는 서곡2리, 서곡3리, 서곡4리에서 서곡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서곡마을 교육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서곡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초등정규교육과정과 ‘교육공동체’에서 운영하고자 했던 교육과정의 차이는 없었지만,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한 꿈을 가질 수 있고, 바른 인성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자”는 공통의 지향점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서곡마을이 ‘교육의 마을’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마을주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혁신학교’로 교육운영 방향을 정하고 난 뒤 기존의 어린이집 협동조합, 방과후 협동조합 등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연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지금은 ‘길배움터 지역아동센터’에서 방과후 프로그램을 맡고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 쉼터를 조성하여 청소년들이 모여 책도 읽고 게임도 하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습니다. 이제는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까지 기획하고 있어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처럼 교육을 유년기부터 노년기까지 이어갈 수 있는 마을로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서곡마을 교육네트워크 지도 ©(사)서곡생태마을



    Q4. 서곡리에서 교육공동체 네트워크가 구축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 또는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교육공동체 마을로써 자리를 잡고 마을 내 네트워크가 활발해지기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렇게 긴 시간동안 끈기와 인내가 없었다면 아마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교육 네트워크 구축 과정은 인고의 시간이었지만, 이에 비례하는 소득이 산출되지는 않아,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경제적 부담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서곡리로 이주한 이주민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주민들의 신뢰를 얻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원하는 수요를 찾고 이를 지지하는 역할로 천천히 다가가며, 서로를 이해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갖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서로를 알아간 다음 단계는 주민들의 장점을 파악하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어떤 역할을 하길 바라며, 재단하기보다 누구나 장점을 갖고 있다는 관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민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파악하여 그에 맞게 마을에서 역할을 하도록 지원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이 과정은 절대 하루아침에 가능한 것이 아니며, 수차례 인내하고 끈기를 가지고 놓지 않았기 때문에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서곡생태마을 주민 단체사진 ©(사)서곡생태마을



    Q5. 마을 네트워크가 활성화됨에 따라 서곡리의 모습과 주민들의 모습에서 많은 변화들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큰 변화는 주민들이 교육공동체, 생활문화공동체에 대한 참여도가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축제 같은 마을행사 뿐 아니라 도자기프로그램이나, 건강프로그램 등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이러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를 주민들이 가진 장점과 연결시켰고, 그로인해 마을에서 활동하는 주민들이 많아졌습니다. 예를 들면 어르신들이 젊은 사람들에게 반찬이나 된장을 만드는 교육을 하거나, 건강코디네이터로써 주민이 주체가 되어 마을 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공동체 활동 등을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자아실현과 자아성취감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주민들의 역량이 강화되어 추후에 비즈니스의 주체로써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은 결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Q6. 공동체 사업에서도 마을에 내재되어 있는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경제적, 문화적, 인적 자원과 같은 마을자원의 중요성, 이를 발굴하는 마을자원조사에 대한 이사님의 견해가 궁금합니다.

      마을의 자원들이 모두 중요하지만 그 중 가장 집중해야 할 것은 ‘인적자원’입니다. 주민들 각자의 장점을 발굴하고 활용하는 것이 마을의 발전을 도모하고 지속가능한 마을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을자원조사는 마을을 진단하여 마을의 변화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마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반성하며 되돌아보는 과정은 마을이 발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앞에서 말한 비즈니스도 결국 행복한 마을을 만들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행복한 마을을 만들려는 자세, 비전, 활동력과 에너지가 있다면 그것은 결국 실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Q7. 인적자원의 중요성과 실현가능성에 대해 더욱 깊은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원도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에 기대하는 점 또는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강원도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에서는 주민 모임을 지원하여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지지자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민 각자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듯이 각각의 공동체의 장점을 살려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다면 지역공동체가 형성되고 이것은 강원도의 공동체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센터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며 앞으로 이런 부분에 있어 많은 노력을 해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번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주민이 행복한 마을, 주민이 주체가 되는 마을을 만들겠다는 명확한 방향성과 실행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저희 <강원도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는 강원도의 교육, 문화, 복지, 소득,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강원도 마을공동체를 더욱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귀한 시간 내주신 문병선 이사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