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충재 연구위원
    강원연구원 / 공간창조연구실

       열기와 시원함이 공존하는 여름이 오면 자연스럽게 계곡, 바다가 생각납니다. 강원도가 가지고 있는 장점 중 하나는 아름다운 산과 바다를 아우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싶습니다.
      강원도는 동해안을 따라 많은 어촌마을들이 있습니다. 어촌은 농촌과 도시와는 또 다른 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원도의 다양한 마을과 주민들이 마을공동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농촌, 어촌, 도시 등 각 지역의 특성에 대해 이해가 더욱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래서 강마공은 어촌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계신 강원연구원의 김충재 연구위원님을 방문하였습니다. 강원도 어촌 실정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기도 하였고, 새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어떤 내용이 다루어졌는지 다음 인터뷰를 통해 함께 확인해 볼까요?


    Q1. 강원도에는 무려 74개의 어촌마을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 중 많은 어촌마을이 농촌마을과 같이 소멸위기에 놓여있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상황은 어떤가요?

       강원도의 어촌은 농촌보다 더욱 열악한 상황입니다. 그동안 강원도의 어촌은 공간적으로 기능적으로 수산업과 관광의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인해 많은 어촌 마을들이 소멸위기에 있습니다. 다양한 수산자원으로 소득은 농촌보다 높게 나타나지만, 최근 10~20년 사이에 빠르게 쇠퇴하고 있고 어업인의 수도 급감하고 있습니다. 어업량도 과거에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감소한 수준입니다.

    Q2. ‘동해안’ 이라고 하면 ‘바다’와 ‘청정지역’이라는 단어가 연상됩니다. 최근 해양레저와 해양치유로 동해안의 자원들이 떠오르고 있지만, 어촌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겪는 불편함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주민들이 대표적으로 가장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바로 교통입니다. 대중교통의 개편이 시급합니다. 주민들의 실거주지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많이 떨어진 가구가 대다수이며, 고령인구가 많아 이동의 불편함이 많습니다. 두 번째는 공공인프라의 부족입니다. 어촌마을에는 학교와 문화시설, 병원 등 공공인프라가 부족한 마을들이 많습니다. 마을에 인구가 감소하여 수요가 적으니 공공인프라가 유지되기 어렵고, 공공인프라가 부족하니 인구는 유입되지 않고 이는 악순환의 연속이 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Q3. 그렇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어촌마을의 모습 중 변화된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에 비교했을 때 어떤 점에서 변화를 찾을 수 있을까요?

      문화적 측면에서 서핑과 요트와 같은 해양레저 산업이 발달되면서 어촌 마을의 구조에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산업의 침체는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으며, 동해안을 찾는 여름 피서객도 감소하고 있어 이에 대응할 방안 모색이 시급합니다. 주민들과 행정 그리고 강원도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가 고민해야 할 숙제입니다.

    Q4.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의 단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촌마을 주민들에게서 공동체성을 찾아볼 수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어촌마을에는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끼리 만든 ‘어촌계’라는 것이 있습니다. 수협 계통조직으로 행정구역이나 경제권을 중심으로 하는 아주 단단한 공동체라고 할 수 있죠. 어촌에도 부녀회, 청년회, 노인회 등 여러 주민모임이 있지만, 이 중 가장 결속력이 강한 주민집단이 어촌계입니다. 강원도에 있는 74개의 어촌마을 마다 어촌계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촌계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어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문제가 있으면 해결할 방법을 모색합니다. 그러나 어촌계의 힘이 지나치게 강할 경우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금은 개방적인 자세로 다양한 사업과 지원을 받아들인다면 마을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Q5. 어촌계를 구성하고 있는 주민 분들의 성비는 어떻게 되나요?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농촌은 주로 여자가 일을 하고 어촌은 주로 남자가 일을 합니다. 어촌마을의 남자들은 어업을 천직이라 생각하고 다른 직업에 대해 배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제가 했던 연구에서 어촌가구의 남녀 비율을 보면 5:5인데 15세 이상 여성인구 중 40%가 무직이었습니다. 이렇다보니 여성들도 점점 역할을 찾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요즘엔 여성어업인협회나 강원도여성어업인연합회 등에 참여하여 활동 하는데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형태로 직업을 갖거나 활동을 하는 여성 주민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Q6. 저희 「강원도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에 어촌지역에서 활동하는 공동체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어촌의 공동체 수가 유입/증가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동해안 지역의 공동체 수가 늘고 있다는 것은 어촌의 폐쇄성이 점차 개방되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의 인식에도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입니다.
      어촌은 폐쇄성 때문에 행정의 영향이 미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농촌의 경우 강원도 마을공동체 공동체 사업을 통해 지역의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있지만, 어촌은 폐쇄적인 성격이 강해 지원사업들이 운영되기 힘든 편입니다. 어촌에서 많은 주민들이 모여 공동체를 구성하려면 어촌계장부터 시작해서 이장, 부녀회 등의 구성원 역할이 중요합니다. 이처럼 어촌을 이끄는 리더 단들이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모임을 조성한다면 지원사업의 운영은 더욱 수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을에서 특정 역할을 수행하고자 행정과 중간지원조직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인식 변화가 계속된다면 어촌에도 더욱 많은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Q7.마지막으로 센터나 어촌마을 주민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강원도의 많은 농·어촌 마을들이 소멸위기에 놓여있어 지역 내 공동체성 회복이 중요합니다. 마을 주민들이 조금만 마음을 열면 함께 할 수 있는 지원사업이 많고 더욱 살기 좋은 마을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도내 모든 마을에서 고령화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공동체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세대 간의 소통과 융화가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주민 교육입니다. 주민교육을 통하여 공동체를 회복하고, 마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화합하여 살기 좋은 마을,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강원도 마을공동체 지원센터가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어촌뿐만 아니라 농촌과 도시 지역 모두에서 공동체성이 회복되고 복원될 수 있도록 앞장서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상과 같이 강원연구원 김충재 연구위원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한 줄로 정리해보자면 “주민들의 인식변화는 교육에서 시작된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마공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민교육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마을공동체의 필요성과 중요성 그리고 주민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알차게 가득 담은 「[기획2]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 통합교육」를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