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북문화예술공동체는 함께 뮤지컬 공연을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주민 상호 간 교류 및 소통의 부재를 해소하고,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시켜 문화 다양성과 문화 공공성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공동체입니다. 신북문화예술공동체는 전원주택단지 주민들의 모임으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점차 공동체 활동을 신북읍으로 범위를 확장하여 문화예술 공동체를 결성하였고, 이제는 읍내 문화예술인, 중고교생, 등 관내 40여명의 주민이 함께 뮤지컬을 제작하고 공연하는 문화공동체로 자리매김하여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 주민들과 함께 공연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모습, ⓒ신북문화예술공동체

      공동체 구성원들은 몇 시간의 공연을 완성하기 위해 300시간 이상을 함께 연습하고 또 연습하였습니다. 함께 땀을 흘리며 보낸 무수히 많은 시간동안 주민들은 더욱 친해졌고,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였습니다. 2018년, 음악극을 제작하여 첫 공연을 했었는데 당시 공연 경험이 한 번도 없었던 주민들이 다수였기 때문에 준비할 것이 여간 많은 것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음악극을 시작으로 꾸준히 마을주민들은 모여서 공연연습을 했고, 그 결과 2020년 1월 18일 무대 위에서 주민들은 베테랑의 모습으로 맡은 역할을 표현하며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 뮤지컬 공연 모습, ⓒ신북문화예술공동체

    뮤지컬 ‘흰 사과나무’/연출, 극본 – 장정훈 선생님과의 談話

      음악을 하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 미술을 하는 사람이 만나 공동체를 시작하였습니다.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뮤지컬을 한번 만들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연출, 조명, 의상, 분장 등 다양한 부분에서 주민들의 역할이 있기에 무언가를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전에 주민들과 연극을 했던 경험을 있었지만 이번 무대는 훨씬 크고 준비할 것도 많았습니다. 아마추어지만 제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정리하고 하나의 이야기를 써보고, 미술을 하는 이웃 분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떤 내용으로 뮤지컬을 할지 점점 구체화 해나갔습니다.

    △ 연출에 대해 상의하는 주민들 / 무대에서 연습하는 주민들, ⓒ신북문화예술공동체


      주민들과 함께 문화예술 활동을 할 때에는 무엇보다 동기부여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뮤지컬을 함께 만들면서 많이 소통하였고, 주민들의 의견을 다 반영하여 각자 하고 싶은 역할과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서 서로 의지하며 즐거움을 얻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찾은 ‘즐거움’이 바로 우리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시나리오 작성으로 깊은 고민에 빠진 제게 한 주민분께서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써라”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제가 원하는 글을 쓸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 이 말 한마디는 저에겐 큰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 공동체의 연령대는 매우 다양합니다. 10대부터 70대까지 큰 폭으로 구성된 우리는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 고등학생 친구들과도 함께 하자고 하였는데, 막상 와보니 또래는 없고 대부분이 중장년층이라 어색한지 다음 활동 때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20대 분들도 이런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들이 몇 번 반복되다 보니 공동체 활동을 하는 데 의욕이 다소 저하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에 계신 한 할머니께 전화가 왔습니다. 연극 경험이 한 번도 없는데 당신도 참여해도 되냐는 것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에 공동체 활동의 생기가 다시 돌게 되었습니다. 저희와 함께 공연하신 할머니는 뮤지컬 이후에 춘천 월간 소식지 ‘봄내’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유명인사가 되셨죠. 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많은 일들을 겪었고 구성원들을 이끌어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또한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어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활동을 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과연 주민들과 함께 완주를 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었습니다. 처음 공동체 활동을 시작한 두세 달 동안은 저 역시 40~50명의 주민들이 모여 하나의 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민들과의 모임을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우리가 하나의 팀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공동체 활동을 함께 완주할 수 있겠다는 확신도 들게 되었습니다.

      신북이라는 마을에서 공동체 활동 그 자체가 변화의 시작라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은 공동체 활동을 통해 공연을 준비하고 주민들과 함께 공연을 즐기면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마을에 퍼지는 것을 알 수 있었고 함께 작품을 만들어 이뤄낸 것에 가슴 뿌듯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작년 강원도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통해 우리 마을이 뮤지컬로 하나 되었다면, 올해는 영화 제작으로 하나가 되어보려고 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공동체 활동을 못하고 있지만, 하루 빨리 안정되어 공동체 활동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올해도 주민들과 함께 긍정정인 에너지를 만들어 마을에 전파하는 문화예술 활동을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