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원연구원 추용욱 박사님

      [강원도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는 주민이 주도하여 마을에서 공동체 의식을 회복·공유함으로써 지역 내 관계망 활성화, 사회적 경제 및 주민자치가 실현되는 지역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광역단위의 중간지원조직입니다.

      누군가 우리에게 “현재 사는 곳이 도시인가요? 농촌인가요?”라고 질문할 때 내가 사는 곳의 행정구역이 동 단위이면 “도시”, 읍·면·리 단위이면 “농촌”이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저희 마을공동체 센터는 바로 이 도시와 농촌 모두를 위해 공동체 활성화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도시와 농촌의 경계를 점차 허물어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지만, 문득! 도시와 농촌의 특징이 궁금해져 도시와 농촌의 전문가를 모셔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바로 강원연구원 추용욱 박사님(강원도도시재생지원센터 센터장)입니다. 강원연구원 추용욱 박사님은 강원도 도시의 경제·사회·문화적 활력 회복을 위하여 공공의 역할과 지원강화, 도시의 자생적 성장기반 확충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계십니다. 누구보다 강원도 도시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추용욱 박사님의 인터뷰 내용 지금 바로 확인해볼까요?

    Q1. ‘도시’라는 곳을 사람들이 편리하고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는 최적의 공간, 많은 사람들이 모여 그들의 욕구를 표현하며 살아가는 공간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박사님이 생각하는 도시는 어떤 곳인가요?

       도시를 판단할 때는 어떤 사람이 속해있는지, 어떤 계층이 모여 있는지, 어떤 직업군을 가지고 삶을 영위하는지 등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죠. 20년 동안 도시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도 도시란 무엇인가 하는 고민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삶터, 일터로써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삶의 궤적’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공간에서 도시의 목적은 지속가능성을 있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일터와 삶터의 공존이 필요하고 지속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서로의 배려가 필요하겠죠. 당장 나의 일터와 삶터이기도 하지만 기성세대가 미래세대를 위해 남겨줘야 하는 공간이기도 하니까요.

    Q2. 도시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농촌에 비해 교류가 적고 소통이 단절되어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자연스럽게 공동체성을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는데, 도시에서 생활하면서 주민들에게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공동체 의식은 매순간 필요합니다. 그 중에서 특히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순간은 도시에서 협의체를 만들어 프로그램을 시행할 때죠. 사업 진행 시 주민들에게는 권리와 권한이 주어지게 됩니다. 그렇지만 권리와 권한을 가진다고 해서 주민들이 요구하는 모든 것을 다 실행할 순 없습니다. 그 때 주민들이 모인 공동체에서는 책임의식이 필요합니다. 책임의식이 있어야 주민 한 명의 관점이 아닌 주민 모두의 전체적인 관점에서 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주어진 권한을 가지고 어떤 결정을 할 때 자기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논리에 따라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Q3. 요즘에 주민이 참여하는 사업들이 많아지고 공동체라는 용어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은데 박사님이 보기에 ‘공동체 의식’이 강조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다른 시간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서로의 생각이 많이 다릅니다. 제가 어릴 때는 골목 문화, 친구들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속사정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죠. 요즘 친구들은 이때보다는 덜 각별해 보이는 것 같아요. 자라온 환경, 세대가 다른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세대 간 교류를 할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고요. 공동체 의식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행을 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민이 참여하여 주도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사업들로 공동체 의식을 이끌어내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4. 공동체가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역할을 하기도 하겠네요. 그렇다면 도시에서 공동체가 활성화 되었을 때와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일단 공동체가 활성화 된다면 소프트웨어나 마케팅이 활성화되어 지역의 브랜드도 함께 올라갈 것입니다. 지역의 강점들, 장점들이 늘어나고 외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아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많아지면 외부 자본과 프랜차이즈가 들어와 고유의 지역 브랜드가 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 공동체가 또 다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실 예로 어떤 마을에서는 공동체의 활성화로 외래 프랜차이즈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도 하였습니다. 공동체의 활동으로 건축물의 용도제한이나 특정 상업활동의 제한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지역에서 방어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죠. 반대로 공동체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방금 얘기한 방어, 설득, 수행 등의 부분에 있어 이야기에 힘을 싣는 것이 어려울 수 있을 것입니다.

    Q5. 주민이 직접 마을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마을공동체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는 공동체로서 역할을 다 해 종료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걸까요?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공동체가 처음 만들어질 때 사업을 필요로 해서 만들어진 공동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업을 통해 목적을 이루었다면 공동체로써 그 기능이 끝날 수도 있는 것이죠. 그러나 새로운 목표를 만들어 활동이 이어진다면 공동체의 성격이 변화되어 지속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전의 공동체 활동을 했던 것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활동을 통해 주민들 개인의 역량 또는 공동체로써의 역량이 강화됨으로써 남아있다고 봅니다.

    Q6. 공동체도 하나의 조직으로써 체계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체계를 잡기 위해 공동체가 해야 할 일들이 있을까요?

       우선 안 되고 있는 것들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쉬운 것부터 규칙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래전에 통리에 자주 방문했던 적이 있었어요. 조그마한 위원회가 많았는데 자체적으로 사업운영 규칙을 만들었더라고요. 어떤 사업을 만들 때는 꼭 참여해라, 사업의 회의 내용을 정리해서 모두가 볼 수 있게 하자, 대청소의 날을 만들어보자 등 거창하진 않지만 지역의 눈높이에 맞는 규칙이죠. 쉽고 기본적인 규칙이 나온 후에 정말 좋은 규칙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규칙을 만들어내는 것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많은 공동체들이 규칙을 만들고 실천한다면 공동체가 더욱 견고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Q7. 좋은 말씀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저희 센터에 대해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 두 번의 만남으로 신뢰를 얻고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어렵습니다. 공동체의 목적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보완하고 개선해주기 위해선 결국 소통을 통해 서로 맞춰가야 합니다. 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마을공동체를 케어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우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을 함께하는 마을공동체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우산의 역할을 잘 해나가길 기대합니다.

       질문에 친절히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이 부족해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없어 아쉬움이 남았던 인터뷰였습니다. 센터장님 덕분에 궁금증도 풀리고 도시라는 공간에 대한 이해, 도시공동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도시에서도 마을공동체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더욱 확산되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구독자분들에게도 유익한 인터뷰가 되었길 바랍니다!